네가 가서 그 앞에 서라.

왕상 18:1-40

    엘리야는 북왕국 이스라엘에 3년 6개월 동안 비가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그 예언대로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었습니다. 아합 왕은 신하들과 함께 전국을 뒤지며 먹을 물을 찾아 헤맸습니다. 그 가뭄의 절정에서 엘리야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여호와께서 엘리야에게 이르시되 가서 아합 앞에 서라. 내가 비를 지면에 내리리라.” (왕상18:1) 그래서 아합과 엘리야가 다시 만났습니다. 3년 전에 엘리야는 아합에게 이렇게 말했었습니다. “내 말이 있을 때까지 수년 동안 이 땅에는 비도, 이슬도 내리지 않을 것입니다.” (왕상 17:1) 그의 예언대로 되었기에 아합은 특급 수배령을 내려서 엘리야를 속히 잡아 오라고 했지만, 엘리야는 꼭꼭 숨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엘리야가 스스로 아합을 찾아 왔던 것입니다. 엘리야를 보자마자 아합이 말했습니다. “이스라엘을 괴롭게 하는 자여, 네가 드디어 왔구나!” (왕상18:17) 가뭄의 원인이 엘리야에게 있다고 확신했던 것입니다. 엘리야가 말했습니다. “이스라엘을 괴롭히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바로 당신이고, 당신의 아버지입니다. 당신들은 여호와의 명령에 불순종하고 바알을 섬기고 있습니다.”(왕상18:18) 엘리야는 가뭄의 원인이 우상숭배에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 말을 하고, 엘리야는 아합에게 갈멜산에서의 대결을 신청했습니다. 갈멜산 정상으로 바알 선지자 450명과 아세라 선지자 400명을 올려보내라고 했습니다. 그곳에서 바알과 아세라가 참 신인지, 여호와 하나님이 참 신인지 가려보자고 했습니다. 아합은 850 대 1은 이미 이긴 결투라고 확신했을 것입니다. 아합은 그 [1]이 엘리야가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그때까지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는 아합의 처참한 참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저는 오늘 그 갈멜산의 대결을 다시 소환합니다. 그 거대한 이야기 속에는 다양한 주제들이 마치 서울 메트로 지하철 노선처럼 복잡하게 얽혀서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들의 각각의 종점에 이르게 되면 큰 메시지를 만나게 됩니다. 저는 오늘 그 주제들 중에서 [3년 6개월] 노선을 따라서 가보려고 합니다. 성경에 언급된 숫자에는 영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왜 3년 6개월 동안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았을까요? 예수님께서도 그 숫자 “3년 6개월”을 소환하셨습니다. 눅 4:25절입니다.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엘리야 시대에 하늘이 삼 년 육 개월간 닫히어 온 땅에 큰 흉년이 들었을 때에” 성경에서 3년 6개월은 [환난]을 가리킵니다. 단 12:11절입니다. ​“매일 드리는 제사를 폐하며 멸망하게 할 가증한 것을 세울 때부터 천이백구십일(3년 6개월)을 지낼 것이요” 계 11:2~3절입니다.​ “성전 바깥마당은 측량하지 말고 그냥 두라. 이것은 이방인에게 주었은즉 그들이 거룩한 성을 마흔두 달(3년 6개월) 동안 짓밟으리라.” 계 13:5절입니다. ​“짐승이 과장되고 신성모독을 말하는 입을 받고 또 마흔두 달(3년 6개월) 동안 일할 권세를 받으니라.” 그러므로 그 ‘3년 6개월’은 1,290일을 가리키는 실제 날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정하신 성도의 고난과 환난의 날을 가리킵니다.

    성도에게 왜 고난과 환난이 허락될까요? 3년 6개월 동안 비 한 방울, 이슬 한 방울 내리지 않았던 날들을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고난과 환난을 받을 때마다 우리는 하늘을 향하여 간절히 부르짖습니다. 그러나 하늘은 긴 침묵만을 내어줍니다. 10월 14일. 아내와 함께 판문점 임진각에 갔었습니다. DMZ 철조망을 붙잡고 북녘땅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습니다. 긴 철조망에는 2미터 간격으로 [지뢰] 표지판이 많이 걸려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북녘땅 성도들의 기도를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수십 년 동안 고난과 환난 가운데 있습니다. 그들은 날마다 눈물로 부르짖고 있지만, 아직까지 38선은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하나님께서 북녘에도 은혜의 단비를, 통일의 기적을 내려주실 것을 믿습니다. 그 희망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 기도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주신 말씀 때문입니다. 엘리야의 3년 6개월을 소환하셨을 때, 주님은 그 엘리야와 함께 한 사람을 불러내셨습니다. 사렙다 과부였습니다.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엘리야 시대에 하늘이 삼 년 육 개월간 닫히어 온 땅에 큰 흉년이 들었을 때에 이스라엘에 많은 과부가 있었으되 ​엘리야가 그 중 한 사람에게도 보내심을 받지 않고 ​오직 시돈 땅에 있는 사렙다의 한 과부에게 뿐이었다.” (눅 4:25) ​3년 6개월 동안 극심한 가뭄 속에서 보살핌을 받았던 한 사람을 언급하셨습니다. 주님이 소환하셨던 그 한 사람은 사렙다 과부였지만, 영적인 의미는 하나님께서 택하신 한 사람, 한 사람을 가리킵니다. 하나님은 북녘의 성도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알고 계시고, 그들을 사렙다 과부처럼 보살펴 주실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도 보면, 아합의 신하 중에 오바댜가 있습니다. 아합은 오바댜를 그의 충신으로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오바댜는 하나님이 아합 밑에 숨겨놓으신 의인이었습니다. 오바댜는 이세벨이 여호와의 선지자들을 학살했을 때, 그의 지위를 이용해서 그 선지자 100명을 깊은 동굴에 숨겨주고 그들에게 필요한 떡과 물을 끊임없이 제공해 주었습니다. (왕상 18:4) 그 긴 가뭄 속에서 사렙다 과부 한 사람만 보살핌을 받았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택한 자들을 지금도 그렇게 보살펴 주십니다. 그 믿음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현대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공격했을 때 ‘악마의 무기’ 백린탄(White phosphorus)까지 사용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백린탄은 미국이 개발한 살인 무기로, 낙하하여 터지면 엄청난 연기를 내뿜습니다. 극소량의 연기만 마셔도 간, 심장, 신장이 치명적으로 손상되고. 그 불꽃이 몸에 닿으면 뼈까지 타들어 가는 백색의 '악마의 무기'로 통합니다. 그러나 그 백린탄보다 더 치명적인 무기가 있습니다. 바로 [고난]입니다. 고난이 가진 파괴력은 인간의 상상을 뛰어 넘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제거하기 위해서 백린탄을 다시 사용할지 몰라도, 사탄은 우리의 믿음을 제거하기 위해서 [고난]이란 미사일을 끊임없이 발사할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그가 받았던 그 미사일 공격을 이렇게 기술했습니다. 고후11:23-27절입니다. “내가 수고를 넘치도록 하고, 옥에 갇히기도 더 많이 하고, 매도 수없이 맞고, 여러 번 죽을 뻔하였으니 유대인들에게 사십에서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 맞았으며, 세 번 태장으로 맞고, 한 번 돌로 맞고, 세 번 파선하고, 일 주야를 깊은 바다에서 지냈으며, 여러 번 여행하면서 강의 위험과 강도의 위험과 동족의 위험과 이방인의 위험과 시내의 위험과 광야의 위험과 바다의 위험과 거짓 형제 중의 위험을 당하고, 또 수고하며 애쓰고 여러 번 자지 못하고, 주리며, 목마르고, 여러 번 굶고, 춥고, 헐벗었노라.” 사도 바울이 사탄에게 융단 폭격을 당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에게도 고난과 환난의 [3년 6개월]이 계속 지속하고 있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의인에게 왜? 하나님의 종에게 왜? 사도로 부르신 하나님께서 왜 그런 고난과 환난을 계속해서 허락하셨을까요?

    그 답을 사도 바울에게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사도 바울에게 들은 대답은 이러했습니다. “옥에 갇혔지만 거기가 끝이 아니었다. 그것도 지나갔다. 배가 세 번 파선했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것도 지나갔다. 자지 못하고, 주리고, 목마르고, 춥고, 아프고, 헐벗었으나 그것들도 모두 지나갔다.” 바울은 그처럼 지나간 고난들만을 나열했을 뿐만 아니라, 고난과 환난이 올 때마다 하나님께서 피할 길을 주셨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지나간 고난들을 열거한 후에, 최근에 있었던 일을 이어서 간증했습니다. 고후 11:32-33절입니다. “다메섹에서 아레다 왕의 고관이 나를 잡으려고 다메섹 성을 지켰으나, 나는 광주리를 타고 들창문으로 성벽을 내려가 그 손에서 벗어났노라.” 이것은 단순한 간증이 아닙니다. 그 어떤 고난이 와도, 하나님의 선하신 손에 의해 그 고난들은 결국 [통과]하게 될 것이라고 선포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내가 약한 것을 자랑하노라.”라고 말했습니다. (고후11:30) 거짓말처럼 하는 말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주 예수의 아버지 영원히 찬송할 하나님이 내가 거짓말 아니하는 것을 아시느니라.” (고후11:31)

    사랑하는 여러분! 지금은 말세입니다. 사탄은 온갖 고난과 환난을 통해서 우리를 흔들 것입니다. 우리의 사업이 바울처럼 세 번 파산 할 수도 있습니다. 굶게 될 수도 있습니다. 춥게 살 수도 있습니다. 암 선고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매를 맞고, 억울한 봉변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 주변이 온통 DMZ 지뢰밭처럼 될 수도 있습니다. 하늘을 향해 간절히 부르짖어도 3년 6개월 동안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나님을 원망할까요? 기억하십시오. 의인에게도 고난과 환난이 있지만,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지나가는 것들입니다. 그러므로 그 어떤 고난과 환난과 아픔도 우리를 흔들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고난을 통과한 종들을 세우시고 보내십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은 엘리야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가서 아합 앞에 서라.” (왕상18:1) 바울이 탔던 배가 파선했을 때도 하나님은 바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바울아, 두려워 말라. 네가 가이사 앞에 서야 하겠다.” (행27:24) 그처럼 의인들은 큰일을 감당하기 전에 엄청난 시련과 고난을 받았지만, 그것들이 그들의 믿음을 흔들지 못하게 했습니다. 오히려 믿음을 끝까지 붙잡고 외쳤습니다. “이것도 지나가리라.” 하나님께서 주신 마지막 사명을 완수하기까지 모든 고난은 지나갈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지난 몇 개월 동안 많이 아팠습니다. 그 아픔들을 안고 미주 집회까지 다녀왔습니다. 이제 와서 말할 수 있습니다. 순간순간 “여기가 끝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 와서 보니 그 모든 것들이 끝이 아니라, 지나가는 것들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다음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너는 이제 가서 필리핀 앞에 서라!” 그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서 저는 다시 마닐라행 비행기 앞에 서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언젠가 우리는 주님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그때까지 고난도 환난이 오겠지만, 그 모든 것들이 지나가는 구름이라 믿고, 우리는 흔들림 없이 이 세상 앞에 담대히 서서 하나님께서 명하신 사명을 끝까지 완수하는 하나님의 종들이 되어야 합니다.

엘리야아, 네가 가서 아합 앞에 서야겠다.

바울아, 네가 가서 가이사 앞에 서야겠다.

이것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