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상하게 하소서

왕하 6:1-23

     엘리야 때도 그랬지만, 엘리사 때도 많은 사람들이 선지 학교로 올라왔습니다. 북왕국이란 바깥세상은 갈수록 더 악해지고, 더 패역해지고 있었지만, 선지자를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더 배우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점점 더 증가했던 것입니다. 어느 날, 그 생도들이 엘리사에게 와서 숙소가 부족하니 요단강에서 나무를 베어 숙소를 더 짓고 싶다고 했습니다. 허락을 받은 생도들은 엘리사도 함께 갔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엘리사도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한참 벌목을 하다가 한 생도가 비명을 지르며 “도끼가 자루에서 빠지면서 강물 속으로 빠졌습니다. 그 도끼는 빌려온 것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요단의 강물은 탁했기 때문에 쇠도끼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엘리사가 왔습니다. “어디에 떨어졌느냐?” 그 생도가 쇠도끼가 떨어진 곳을 가리켰습니다. 엘리사는 나뭇가지를 꺾어 강물에 던졌습니다. 그러자 쇠도끼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놀라운 기적이었습니다. 그 생도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쇠도끼를 건져 올렸습니다.

    요즘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강력 지남철을 사용했다면 쇠도끼를 쉽게 건져 냈을 것입니다. 반드시 찾아야 할 보물 같은 쇠도끼라면 잠수부를 동원해서라도 강바닥을 훑게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 지어낸 심심한 이야기로 취급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이야기는 하품하면서 뒤로 던져버릴 수 있는 하찮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은 쇠도끼 사건 뒤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두 번째 사건은 이 단어로 시작했습니다. 8절입니다. “그 때에” 그것은 잃어버린 쇠도끼 사건과 다음 사건이 한 끈으로 묶여 있다는 것을 암시해 주고 있습니다. 즉 쇠도끼 사건은 본론과 결론을 위한 서론이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본론과 결론이 되는 다음 사건은 무엇이었습니까? 아람(시리아)이 북왕국 이스라엘을 침공한 사건이었습니다.

    아람 왕은 비밀리에 이스라엘을 급습해서 단숨에 점령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번번이 그의 비밀 작전이 실패로 끝났습니다. 아람 왕은 “우리 진영에 스파이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를 당장 찾아내라.”고 했습니다. 그의 한 지휘관이 “왕이시여, 우리 안에 반역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에는 엘리사라는 선지자가 있는데, 그는 우리가 세우는 모든 비밀을 다 알고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아람 왕은 정예 부대를 이스라엘로 보내서 엘리사를 당장 체포해서 끌고 오라고 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엘리사의 사환이 밖으로 나가서 보니 아람의 전차 군단이 이스라엘 성을 포위하고 있음을 보고 비명을 질렀습니다. “선생님, 큰 일 났습니다. 우리가 포위되었습니다.” 엘리사가 말했습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와 함께 하는 자가 저들보다 많으니라.” 사실이었습니다. 그곳에는 하나님이 보내신 불 말과 불 병거가 산 위에 가득했었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아람 왕은 돌격 명령을 내렸습니다. 엘리사가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아람 군인들의 눈을 어둡게 하소서.” 그러자 아람 군인들이 앞을 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엘리사가 다가가 그들의 안내자가 되어 주겠다고 했습니다. 엘리사는 그들을 성 안으로 데리고 들어와 이스라엘 왕 앞으로 인도했습니다. 엘리사가 기도하자 그들의 눈이 다시 열렸습니다. 그때서야 아람 군인들은 자신들이 포로가 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왕은 엘리사에게 그들 모두를 죽이겠다고 했습니다. 엘리사가 말했습니다. “안 됩니다. 음식을 배불리 먹게 한 후에 그들을 그냥 돌려보내십시오.”라고 했습니다. 이스라엘 왕은 그 말대로 아람 군인들에게 음식을 배불리 먹여주고 돌아가게 했습니다. 이 이야기의 결말은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왕하 6장 23절입니다. “그때로부터 아람 군사가 다시는 이스라엘 땅에 들어오지 못하니라.” 무혈전쟁을 통해서 두 나라에 평화의 시대가 왔다는 결말이었습니다.

    이 이야기 속에는 몇 가지 중요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1.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

    쇠도끼가 강물에 빠지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갑자기 전쟁이 일어나는 일도 흔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일어나서는 안 되는 그 일들이 그렇게 일어났던 것입니다. 그런 일들이 우리들에게도 갑자기 일어납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앞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몸이 조금 이상해서 병원에 갔는데 암이라고 합니다. 나에게 절대 일어나지 않아야만 하는 일들이 그렇게 일어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2. “아아~~ 내 주여!”

    쇠도끼를 잃어버렸던 생도는 비명을 지르며 외쳤습니다. “아아~~~ 내 주여!” (왕하6:5) 그리고 아람 전차 부대를 보고 엘리사의 사환도 비명을 지르며 외쳤습니다. “아아~~~ 내 주여!” (왕하6:15) 두 사람이 지른 비명 소리가 동일했습니다. 그것은 두 이야기가 결국 하나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일어날 수 없는, 일어나서는 절대 안 되는 일들이 일어났을 때, 두 사람은 동일하게 문제의 해결자를 향해서 외쳤습니다. 문제의 해결자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이 은혜입니다. 그 문제의 해결자가 자기 옆에 있다는 것이 축복입니다. 하나님을 향하여 “아아~~~ 하나님!”이라고 외칠 수 있는 우리가 되었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은혜이고 축복입니다. 예레미야 33:3절입니다.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3. 하나님이 하십니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엘리사가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즉 엘리사가 무엇을 했느냐 보다 하나님께서 엘리사를 통해서 무엇을 했느냐를 전하고 있습니다. 엘리사는 단순히 강물에 나뭇가지를 던졌을 뿐인데, 하나님은 그 무거운 쇠도끼가 물 위로 부상하도록 역사해주셨습니다. 아람의 군사들의 눈을 멀게 하고, 다시 뜨게 한 것이 엘리사의 능력이 아니라, 엘리사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셨던 하나님의 능력이었음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무서운 전쟁을 막고 양국에게 평화를 주시는 분이 엘리사가 아니라 하나님이셨음을 알게 하셨던 것입니다.

4. 한 국가를 살리는 사람

    오늘 본문에는 두 이야기를 이끌고 간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역할은 자신들의 왕에게 직고(直告)하는 역할이었습니다. 이스라엘 왕과 아람 왕은 그들의 말대로 했습니다. 이스라엘 진영에는 엘리사가 있었고, 아람 진영에는 나아만 장군이 있었습니다. 한센병에 걸렸던 나아만 장군이 엘리사를 통해서 치료를 받게 되었던 이야기가 바로 앞장인 5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나아만이 아람으로 돌아가면서 엘리사에게 부탁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땅의 흙을 노새에 가득 실고 아람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아람으로 가서 그 흙으로 제단을 쌓고 오직 여호와 하나님께만 제사와 예배를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나아만이 이르되 그러면 청하건대 노새 두 마리에 실을 흙을 당신의 종에게 주소서. 이제부터는 종이 번제물과 다른 희생 제사를 여호와 외 다른 신에게는 드리지 아니하고, 다만 여호와께 드리겠나이다.” (왕하 5:17) 하나님은 그렇게 나아만을 당신의 종으로 아람 안에 미리 심어놓으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 장 6장에서 아람 왕에게 한 지휘관이 직고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신복 중의 한 사람이 이르되 우리 주 왕이여, 우리 안에 배신자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이스라엘 선지자 엘리사가 왕이 침실에서 하신 말씀을 이스라엘의 왕에게 고하나이다.” (왕하6:12) “그 신복 중의 한 사람”이 누구였을까요? 저는 그가 나아만 장군이었다고 확신합니다. 아람 군대를 이끌고 다시 이스라엘로 들어갔던 장군이 나아만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왕이 아람 군사들 모두를 죽이겠다고 했을 때, 엘리사는 한 사람도 죽이지 말고 잔치를 베풀어 배불리 먹게 한 후에 아람으로 돌려보내라고 했습니다. 그 군사를 이끌고 왔던 대장이 나아만이었기 때문입니다. 나아만은 엘리사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은혜를 두 번 입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 두 나라에 평화가 있었다는 말이 그것을 뒷받침해 주고 있습니다. 두 나라에 하나님이 세우신 종들 엘리사와 나아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처럼 암울한 역사 속에는 항상 나라를 구하는 인물들이 있었습니다. 쇠도끼가 물에 빠져 떠오르지 않아서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는 [상실의 시대]에 지금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난 [분노의 시대]에 지금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아람 군인들은 전차 부대를 앞세우고 이스라엘을 포위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들의 눈을 멀게 함으로써 그들의 작전이 실패로 끝나게 했습니다. 그런 일이 대한민국 국회에서 벌어졌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군인들의 비밀 작전을 온 국민이 안방에서 볼 수 있도록 활짝 열어버림으로써 그들의 작전은 실패로 끝나게 하셨고, 대한민국을 큰 혼란으로부터 지켜주셨습니다.

    물속에 깊이 빠져 있던 진실(쇠도끼)들이 하나 둘 수면 위로 부상하도록 하나님께서 일하시고 계십니다. 정치 이야기로 오늘 말씀을 끝내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조국을 위해서 기도하는 한 사람으로서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엘리야와 같은 사람, 나아만과 같은 사람들을 세워주셔서 대한민국이 더 큰 혼란의 늪으로 가라앉지 않도록 역사해 주셨다고 믿습니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의 증언을 들으면서 가슴이 후련해지는 것도 있지만, 악한 자들이 강바닥 밑에 영원히 묻으려고 했던 그 진실(쇠도끼)들이 물 위로 하나 둘 부상하는 모습을 보면서 박수를 보냈습니다.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의 구국(救國) 기도가 나라를 살리고, 나라를 지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설령 일어날 수 없는 일,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들이 우리에게 일어났다 할지라도 절망하거나, 원망하지 마세요. 여러분의 비명을 기도로 바꾸세요. “아아~~~ 하나님! 살려주소서.”라고 하나님께 부르짖으세요.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께서 크고 비밀한 일을 행해 주실 것입니다. 하나님은 다 아십니다. 하나님은 다 하십니다.

주여, 다시 일어나게 하소서.

주여, 다시 부상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