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HM 통신 253호

(사) 글로벌한센미션

양한갑/최영인선교사

11월 활동 보고

■ 글로벌메디칼학회 필리핀 의료봉사

    글로벌메디칼학회(이사장 이준호박사)와 함께 필리핀 의료봉사를 10월 28일과 29일 양일간 Tala교회와 Happy Friends교회에서 가졌습니다. 이번 의료봉사 진료 과목은 이비인후과였습니다. 약 550명 환자들이 진료 받았습니다. 한국에서 다섯 명의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이 오셨고, 필리핀에서 두 명의 전문의들이 오셨고, 일곱 명의 필리핀 간호사들이 함께 봉사했습니다.

    선교지에서의 의료봉사는 단순히 의료적 도움을 주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바로 위로입니다. 대부분의 선교지 국가들은 의료보험이 없습니다. 그래서 서민이나 빈민들은 비싼 의료비 때문에 목숨이 위중한 상황이 아니면 그냥 참고 견딥니다. 특별히 이비인후과와 같은 특별 진료는 상상도 못합니다. 이번 의료봉사팀은 한국 최고의 이비인후과 권위자들로 조직되었습니다. 고가의 석션(Suction: 흡입 튜브) 기기까지 동원된 완벽한 의료봉사였습니다. 귀지가 외이도 안으로 깊숙이 밀고 들어가 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환자들이 석션 치료를 통해서 천국이 열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누가 그런 치료를 무료로 해줄 수 있겠습니까? 또한 최고의 박사들이 직접 와서 필요했던 치료를 해준 것이 모든 환자들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이번 의료봉사 위에 예수 그리스도의 치유(Healing)까지 더해져 하나님의 은혜가 더욱 풍성히 넘치는 의료 선교가 되었습니다.

■ 아리엘전도사 엘림교회 담임목회자로 확정

    아리엘전도사(38살)가 딸라 엘림(Elim)교회 담임목회자로 확정되었습니다. 아리엘전도사는 마닐라 나보타스(Navotas) 출신입니다. 나보타스교회를 목회했던 도동(Dodong)목사의 아들입니다. 12년 전, 나보타스 무덤 마을에서 선교했을 때 아리엘을 처음 만났습니다. 그때 아리엘은 골수암으로 오른쪽 다리를 절단하고 절망 가운데 있었습니다. 대학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했던 청년이었는데, 하루아침에 장애인이 된 현실을 받아드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를 만날 때마다 목회자로 헌신해 보라고 권면했습니다. 그는 고생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목회자가 되는 것은 싫다고 했습니다.

그때 같은 교회에 라필린(Rafelyn) 자매가 있었습니다. 교회 활동에 적극적인 자매였기에 신학을 전공해 보라고 권면했습니다. 입학하면 4년 동안 장학금을 후원하겠다고 했습니다. 무덤 마을에서 대학에 가는 일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라필린은 주저하지 않고 신학대학에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때 한 가지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아리엘을 설득해서 함께 신학대학에 가야만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라필린이 아리엘을 열심히 설득했고, 아리엘이 결국 신학을 전공하기로 해서 두 사람을 동시에 한국 장로교단(통합)에서 세운 아태장로신학대학에 보내게 되었습니다. 4년 동안 두 사람의 학비를 후원했습니다. 졸업 후에 두 사람은 결혼을 하고 시골로 가서 목회를 했습니다. 6개월 전부터 아리엘을 불러서 엘림교회를 소개했습니다. 기도 후, 두 사람이 하나님으로부터 응답을 받고 지난 11월 9일 저를 찾아와서 엘림교회를 맡겠다는 최종 확답을 주었습니다. 아리엘전도사의 취임 예배는 2025년 1월 26일 주일에 있습니다.

■ 엘림교회 본당 헌당 예배

    엘림교회 3층 본당과 목회자 사택 공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동안 바농(Banong)목사가 엘림교회를 겸임했었는데, 아리엘전도사가 오게 되어 엘림교회가 독립된 교회로 서게 되었습니다. 2025년 1월 26일에 엘림교회 헌당예배와 아리엘전도사 취임예배를 함께 갖습니다. 아리엘전도사의 공식 목회 시작은 2025년 7월 1일부터입니다. 9살 된 아들의 학교 전학이 어려워서 6월까지 시골에서 학교를 마치고, 7월 1일에 온 가족이 딸라로 이사하고, 엘림교회 사역을 시작하게 됩니다.

■ 라오스 선교 준비

    라오스 선교를 놓고 오랫동안 준비해 왔습니다. 라오스는 1953년에 프랑스로부터 독립했습니다. 그리고 1975년에 왕정이 폐지되었고, 1991년에 현행 헌법이 제정되었습니다. 그 헌법에 따르면 라오스는 현재 당이 하나밖에 없는 1당(라오스 인민혁명당) 독재 공산국가입니다. 라오스는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사이에 끼어 있는 국가로서, 국토는 남한보다 약 2배 크고, 전체 인구는 760만 명입니다. 라오스는 공산국가이지만 인구의 60%가 불교를 믿는 불교 국가입니다. 나머지 40%는 높은 산악지역과 깊은 농촌지역에 사는 사람들로서 정령 숭배자들이 대부분입니다. 기독교 선교는 공식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라오스는 중국과 베트남처럼 개방 정책을 실시하고 있어서 여러 채널을 통해서 선교 프로그램을 가지고 들어가려고 합니다. 최선의 루트를 찾기 위해서 현재 신중히 탐색 중입니다. 라오스 한센 선교에 대한 자세한 보고는 별도로 업데이트하겠습니다.

■ 리안목사 아내를 위한 기도 요청

    리안목사의 아내 넹넹(Nyein Nyein)이 복부와 자궁 통증으로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받고 있습니다. 차도가 있어서 퇴원했지만, 다시 통증이 시작되어 재입원한 상태입니다. 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 양한갑선교사 복수 국적 허가

    양한갑선교사가 한국 국적 회복을 위해서 1년 전에 신청했던 [복수 국적]이 11월 21일 자로 허가되었습니다. 지난 10월부터 법이 개정되어 한국 거소증(F-4비자:재외동포)을 소지한 사람이라도, 한국을 떠난 후 1개월 안에 재입국하지 않으면 의료보험 혜택이 자동 정지되고, 1개월이 넘을 경우 동일 자격을 획득하려면 한국으로 재입국 후 6개월이 지난 후부터 적용되는 엄격한 법이 시행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한국 국적을 갖게 되어 언제든지 외국 출입이 자유롭게 되었고, 의료보험 혜택도 규제 없이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든 감사와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

■ 필리핀을 위한 기도

    지구촌 구석구석이 시끄럽습니다. 최소한의 양심과 상식까지 내던지고 사는 사람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요즘 필리핀은 전임 대통령 두테르테 때문에 너무도 시끄럽습니다. 그의 거짓말과 부정 때문에 필리핀 국민들의 피로감이 매일 가중되고 있습니다. 필리핀 국회는 11월 14일 두테르테를 소환했습니다. 크게 두 가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청문회였습니다. 첫째는 마약과의 전쟁에서 정당한 재판 절차 없이(extrajudicial killings) 전문 킬러들에게 지명된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죽이라고 명령한 죄입니다. 두테르테 정부는 약 6,000명을 죽였다고 인정했지만,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주장은 15,000~30,000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재임 기간 동안 두테르테가 마약 범죄 조직으로부터 24억페소(한화 약600억원)를 뇌물로 받았다는 죄입니다. 청문회 위원들은 두테르테의 개인 계좌로 입금된 거액들을 증거 자료를 낱낱이 공개했지만, 두테르테는 모두 부인했습니다. 앞에서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1만 명의 시민을 죽인 사람이, 뒤에서는 마약 카르텔과 손잡고 거액의 뇌물을 받아 챙겼던 것입니다. 두테르테는 자신이 단 1원이라도 받았다는 증거가 나오면 그날로 목을 매고 자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와 같은 정치적 혼란과 함께 필리핀 국민이 체감하고 있는 경제적 위기감과 압박감은 최고조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2023년 필리핀 인구는 1억 1600만 명을 넘어섰고, 빈부 격차가 더욱 심화되면서 범죄율도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사회적 혼란 때문에 믿음을 지키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딸라교회도 “당장 먹고 사는 일”에 붙들려 주일 예배를 중단하고 일터로 나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30년 전에 만났던 순진하고 순수했던 필리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희망 사항이 되었습니다. 양보가 몸에 배었던 필리핀 사람들, 여유와 느림이 아름다웠던 필리핀 사람들도 찾기가 어렵습니다. 다들 급해졌고, 격해졌습니다. 그처럼 급격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도시 선교 전략을 새롭게 셋팅해야 하는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2025년 선교를 통해서 예수의 복음이 더욱 왕성하게 전파될 수 있도록 필리핀 선교를 위해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